강원도 팬션여행
서강대 교수 Y씨 내외는 올여름 휴가를 이용해 강원도 내 두 군데 펜션에서 각각 2박을 하기로 예약을 마쳤다. 이 여행에는 독일의 교수 친구 가족 3명이 동행한다. Y교수는 “강원도의 아름다움과 펜션 투숙의 색다른 즐거움을 맛보려고 강릉 바닷가 펜션 한 군데, 양양 골짜기 펜션 한 군데를 선정했다”며 “별빛 쏟아지는 숲 속 별장에서의 밤, 파도소리를 들으며 즐길 바비큐 파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여름 피서여행의 화두 중 하나는 ‘펜션’이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는 요즘, ‘체류형 주말여행’을 즐기기 위해서 ‘잘 곳’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호텔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 민박’을 지향하는 펜션의 요금은 특급호텔보다 싸지만 일반 민박에 비해서는 상당히 비싸다. 하지만 그만큼 시설이 좋고 여행객들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펜션은 대부분 전원 풍경이 멋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펜션은 콘도나 자연휴양림과 닮은 구석이 있지만 콘도에는 없는 ‘우리만의 마당’이 있고, 자연휴양림에는 없는 ‘반갑게 맞아주는 집주인’이 있다. 펜션 문화가 제대로 자리잡게 된다면 우리 모두에게 ‘나만의 별장’이 생기는 셈이다.
대부분 펜션은 ‘커플룸 5개, 패밀리룸 2개’ 식으로 지어졌다. 10명을 넘는 단체를 받는 펜션은 극히 드물다. 또 야외에서 고기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취향에 맞추려다보니 바비큐시설은 빠지지 않는다. 고객들이 눈·비 맞지 않도록 천막시설을 만들었는가 하면 바비큐그릴과 숯은 실비만 받고 제공하기도 한다. 객실 출입문 맞은편의 베란다용 데크도 고기를 구워먹는 장소로 활용된다.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지도 미리 체크해두는 것이 좋다.
6월 마지막 주 현재, 강원도에 소재한 펜션들의 경우 7~8월의 객실예약률은 주중, 주말을 합쳐 약 50% 수준이므로 펜션을 이용해서 휴가를 즐기려면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멋진 펜션여행을 위한 8가지 제안> 1.집주인이 상주하는 펜션을 선택한다. 2.주변의 여행 명소를 잘 파악해둔다. 3.오전, 오후, 밤에 즐길 거리를 구상한다. 4.이웃 객실 이용객들과도 친교를 갖는다. 5.객실료 할인 쿠폰을 최대한 이용한다. 6.주식과 부식은 확실히 준비해간다. 7.인터넷 게시판을 보고 미리 정보를 얻는다. 다녀온 후에는 이용소감과 사진 등을 올려 펜션 주인과 교분을 쌓아둔다. 8.예약 인원을 정확히 고지한다. |
펜션 천국 강원도
강원도 펜션은 평창을 비롯, 양양·홍천·횡성 등 내륙에 많이 몰려 있고 7번 국도를 타고 가는 바닷가에도 있다. 다음은 유명한 계곡이 많은 평창에서부터 북부의 고성군에 이르기까지 올여름에 이용해 볼 만한 펜션들. (지역번호는 033, 가격은 성수기 4인1실 기준)
●평창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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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과 물안개' 펜션과 감자꽃 |
영동고속도로 면온나들목 주변에 베이스캠프, 장평나들목으로 나가서 갈 수 있는 흥정계곡 내에 쉴 만한 물가로·샹그리라가, 오대천변에 달과 물안개 등이 있다.
봉평면 진조리, 청태산 줄기 동쪽 야산지대에 숨은 베이스캠프(333-7553, ebasecamp.com 12만원)는 한국통나무학교 1기 수료생 김영기씨가 3년 반 동안에 걸쳐 설계·시공·조경까지 손수 해낸 펜션이다. 2002년 1월에 문을 열었고 통나무집 객실은 10평형 3개, 12평형과 15평형 각 2개, 23평형 1개 등. 각 객실 앞에는 목조데크와 파라솔·나무의자 등이 놓여 분위기가 한없이 평화롭다. 그러나 압권은 단지 내 한복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시냇물로, 투숙객들은 굳이 다른 물가를 찾지 않더라도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개울 건너편은 바비큐장과 어린이놀이터가 자리하고 집 뒤편에는 잣나무숲이 울창하다. 면온나들목→휘닉스파크 스키장 방면→청태산휴양림 방면→고속도로 아래 통과→진조교→펜션. 주변 맛집으로 면온교 인근의 산채식당(산채·곰탕, 333-1047)을 주인이 추천한다.
장평나들목으로 나가서 봉평면소재지도 지나면 흥정계곡으로 길이 이어진다. 이 계곡 안에 쉴만한 물가로(336-2106, aletsgo.com 13만원 ), 샹그릴라펜션(336-6051, eyepension.co.kr 12만원) 등이 있다. ‘쉴만한 물가로’는 커플룸(9평형) 8개, 패밀리룸(11평형) 2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샹그릴라는 7평형과 12평형 각 4개, 9평형이 1개이다. 샹그릴라는 애초 천문대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흥정계곡 안에 펜션들이 부쩍 늘어나자 천문대 대신 조립식 야외풀장을 들여놓았다. 주변 명소로는 허브나라(335-2902), 이효석생가, 무이예술관 등. 주변 맛집은 현대막국수(335-0314), 물레방아집 막국수(336-2969), 메밀꽃필무렵(막국수, 335-0594), 옛골(메밀전병, 336-3360) 등.
진부나들목에서 진부면소재지를 통과, 오대천변과 나란히 달리는 59번 국도를 타고 수항리로 내려가면 달과 물안개(333-1177, moonfog.net 12만원)를 만난다. 오대천의 물안개가 감자밭을 넘어 펜션까지 올라오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객실은 모두 통나무를 이용해서 독채 스타일로 지었다. 패밀리룸(20평형)이 4개, 그룹룸(32평형)이 1개 있다. 이 펜션을 베이스캠프로 삼고 즐기는 레저가 래프팅이다. 오대산레저(335-6623), 파워래프팅(333-6631), 오대천레저(333-8666) 등의 업체가 있다. 진부면소재지의 맛집으로는 오리마을(오리구이, 335-5460), 감미옥(해장국, 335-6337) 등.
●양양·고성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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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양 법수치 계곡 |
한계령을 넘어 오색온천과 오색약수에서 양양읍내로 내려가는 길목에 한계령오색펜션(672-3700, osaekpension.com 11만원) , 설악허브빌펜션(672-2588, seorakpension.com 11만원) 이 위아래로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두 곳 모두 커플룸 5개, 패밀리룸 2개씩을 보유하고 있다. 2001년 12월 아래쪽의 한계령오색펜션을 김명식씨가 오픈하고 이어서 2002년 10월 김씨의 매제 김명찬씨가 나란히 펜션을 지었다. 오색펜션은 주차장이 널찍해서 배구장·족구장 등으로도 활용된다. 설악허브빌은 생일 등 기념일에 투숙을 하면 샴페인을 제공한다. 오색펜션 사장 김씨는 최근 양양군 내 9개 펜션을 모아서 새로운 인터넷 홈페이지(www.yygpension.com)도 개설했다. 설악허브빌 주인이 추천하는 맛집은 낙산비치회타운(672-2942)으로 조개미역해장국(5000원)을 맛나게 한다.
한편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계곡에는 연어의 꿈(673-0108, letsgodream.co.kr 9만원 ), 흐르는 강물처럼(672-1820, riverruns.net 11만원), 자연과 우리(673-1637, naturalwe.com 13만원) 등이 모여있고 어성전리 삼거리 인근에는 얼마 전 양양파인힐펜션(673-4594, pinehillpension.com 10만원)이 문을 열었다. 법수치계곡의 경우 지난해 입은 수해 여파로 어성전리에서 연어의 꿈 펜션에 이르는 10km 도로가 공사 중이라는 것이 단점이다. 그래도 군데군데 만나는 계곡 물은 전국 최고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맑고 차갑다. 연어의 꿈은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에 자리한 펜션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바로 옆 구라우계곡에는 작은 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퍼붓는다.
‘흐르는 강물처럼’은 커플룸 4개, 패밀리룸, 2개, 로열룸 1개와 카페를 보유하고 있다.
고성군 거진읍 송정리의 보배성펜션(682-2772, bobaesung.com 11만원)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펜션으로 객실 이름을 희영·금영·수연 등 자녀들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 특이하다. 방 3개짜리 2층 건물 두 채 사이에 16평짜리 단독 객실 하나가 들어서있다. 주인 김창길씨는 거진항 입구에서 성진식당(682-1040)이라는 생태찌개 전문 맛집도 운영한다. 투숙객들이 주문하면 찌개를 3㎞ 떨어진 펜션 방까지 배달해준다. 간성읍 흘리. 알프스스키장 입구의 알프스펜션(681-5885, alpspension.com 10만원)은 자전거 4대를 2000원씩에 대여해주며 텃밭 야채는 고객들이 바비큐 식사시 무료로 뜯어갈 수 있다. 커플룸 5개, 패밀리룸 2개.
●홍천강·영월 지역
홍천강은 물놀이할 곳이 많기로 유명하고 견지낚시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 홍천군 서면 반곡리에 어느 멋진 날(434-7920, smartday.co.kr 11만원), 팔봉산관광지를 지나 북방면 노일리에 아름다운 펜션 수(435-4707, pensionsoo.com 9만원), 바로 옆에 들꽃향기펜션(434-8859 8만원) 등이 자리한다. ‘어느 멋진 날’은 조립식 야외풀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아름다운 펜션 수’는 토스트와 커피를 아침식사로 제공한다. 주인 정진씨는 독일에서 본 성 아인슈반노이어스트라세의 분위기를 빌려 건물을 지었다. 대명비발디파크 입구에서 접근하면 편하다. 서면 팔봉리의 고기마을(434-4337)은 생고기 전문점이고 서면 반곡리의 서울집(434-0565)은 닭볶음탕을 잘 한다. 북방면 굴지리 홍천강 상류 지역에는 물새우는 강언덕(435-9164, birdnriver 10만원), 노루목펜션(435-6682, norumok.net 9만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
한편 영월군 수주면 두산리에는 예솔누리(374-7084, pension.com 8만원)라고 하는 예쁜 이름을 가진 펜션이 숨어있다. 중앙고속도로 신림나들목에서 신림터널을 지나 황둔막국수집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펜션에 다다른다.
<글·사진=조선일보 유연태 여행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