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를 통해 본 한국인, 일본인 ( 퍼온글 )
백두대간 자락 산골에 사는지라 텔레비전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원래 프로야구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국제적인 대회 때는 어쩔 수 없는 애국심에 관심이 가고 한편으론 흥분도 된다. 더구나 우리나라 선수들이 예상을 깨고 선전하는 바람에 며칠간 덩달아 신이 났었다. 라디오로 중계되는 야구를 듣고 있노라면 아나운서의 소리 하나하나에 울다가 웃다가 한다.
라디오로 중계를 듣다보니 모든 상황이 그대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경기가 끝나고 한참 뒤에 나까지마의 비신사적인 행위를 인터넷을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내친김에 엄격한 룰을 통해서 승패를 가르는 스포츠에서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이 단순히 한 개인의 돌발적인 행위가 아닌 민족성을 나타내는 것임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일본은 예로부터 상업이 발전한 나라였다. 현대의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세금을 포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중장부를 기록하는 게 다반사였다고 한다. 이렇게 기록의 허위성이 만연하다보니 어떤 기록을 남기는 것에 가식을 더하는 행위가 비도덕적이란 인식이 희박해 졌을 것이다. 이런 의식은 일본인들의 모든 행동양식에 그대로 드러난다. 과정이 어떠하든간에 결과만 좋다는 의식은 비단 장부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만약 나까지마와 똑 같은 동작을 우리 선수가 했다면 우리 내부에서 질책과 자성의 목소리가 반드시 나왔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은 대게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정정당당하라고 교육을 받는다. 어떤 한국 부모도 비겁하게 행동하더라도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일본 고고학자 ‘후지모라 신이찌’의 가짜 구석기 유물은 일본인의 의식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가짜 유물이라도 만들어 일본의 역사를 70만년전으로 만들려 했던 어이없는 행동은 전세계적인 비웃음꺼리가 되었었다. 또한 광개토대왕비의 글자를 훼손해서 역사를 왜곡하려했던 사건도 너무나 유명하다. 역사를 조작한다고 진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조작을 해서라도, 과정이 어떠했던 간에 현재 그렇게 받아 드리면 그게 진실이 된다고 믿는다.
이번 야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고의로 뒤통수를 맞히고, 다리를 걸더라도 그들은 이겨야 한다. 만약 일본이 졌더라면 일본선수들이 받는 심적 고통과 일본인들의 비난은 우리의 반응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 정도도 참 잘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만큼 한 것도 자랑스럽다. 정정당당하게 싸웠으니 져도 부끄럽거나 억울하지 않다. 인터넷상에 올라온 내용은 대게 이렇다.
우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주 엄청난 업적을 이룬다. 이 또한 민족의 역사와 지리적인 환경에 기인한다. 우리는 항상 적은 인원과 자원으로 외세에 맞서다보니 개인의 역량보다는 집단의 결속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축척해왔다. 이런 의식 때문에 내부에서 아웅다웅하다가도 큰 외침이 있을 때마다 똘똘 뭉쳐서 극복해 온 것이다.
이에 더불어 현명한 지도자가 나타날 때는 더할 나위없이 기운이 상승하는 것이 한국인이다. 히딩크나 김인식이라는 뛰어난 지도자에 가미될 때는 무의식에서 계승되어온 집단의 결속력과 혼합되어 열악한 여건에서도 오늘의 성적을 이루어낸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두 민족이 어떤 일에 임하는 자세가 아주 상이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린 선수들이지만 대회를 거듭할수록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었다. 이는 우리 선수들을 정확한 눈으로 봤다고 여겨진다.
우리 민족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자! 슬슬 몸이나 한번 풀어볼까?’ 한다. 심지어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마저 잃을 수 있는 패싸움을 할 때도 그렇게 이야기 한다. 아마 한국인이라면 이 말에 모두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어떤 행위를 하기 전에 ‘바짝 조여라’고 한다. 이는 일을 하기 전부터 긴장을 하자는 소리다. 이래서는 일이던 싸움이던 스포츠던 재미있을 일이 없다.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이 농사를 지을 때 농악을 금지시킨 적이 있단다. 그들이 보기에서 이 사람들은 노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한심하게 보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보니 일의 능률이 반절밖에 안 오르더란다. 우리는 신이 나야 일도 잘하고 게임도 잘한다.
또 한가지 한민족을 수만년을 한 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경민족이다. 이는 모든 것을 현지에서 조달해서 살아야한다는 의미다. 그러다보니 부족하고 없는 것은 임기응변으로 대처를 하는데 능하다. 이런 것은 구한말 조선 곳곳을 여행하고 여행기를 남긴 ‘비숍’의 책에서도 잘 나타난다. 비숍은 특히 민초들의 이런 능력들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조선에서 양반들이 사라지면 이 나라는 번성할 것이라 예견했다. 그 가운데서도 여행내내 자기를 수행했던 몸종의 탁월한 능력에 감탄하고 있다. 그는 어떤 강을 건너야 할 때 배도 없는 상황에서 어디서 구했는지 판자와 새끼를 가지고 뗏목을 만들어 건넜다고 놀라고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함께 어떤 회사의 신입사원 교육을 스키장에서 받은 일이 있었단다. 일본인 초보자들은 오랜 시간을 할애해서 스키 신는 법, 옆으로 이동, 앞으로 이동, 넘어지는 방법을 수 차례 반복할 동안 한국인들은 한 번씩만 해보고는 바로 초급자 코스도 아닌 중급자 코스로 향하더란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두 민족의 근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일화다.
이번 야구에서도 이런 대비가 잘 나타난다. 우리는 상황에 맞춰서 그 때 그 때 대처해서 잘 헤쳐가지만 일본은 데이터에 의존해서 소심하게 한 발짝씩 나아간다. 그래서 미국인 감독은 일본을 ‘똑딱이 야구’라 했다던가. 우리는 과감하게 한방을 기대하기도 한다. 야구의 가장 큰 묘미는 이 역전의 한방인 ‘홈런’이 아닌가. 또박또박 나아가는 야구는 이기는 데는 유용할 수 있지만 재미는 없다.
임창용이 막판에 이치로 하고 정면 승부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그 투수 자리에 섰다고 가정한다면 정면승부하겠다는 대답이 훨씬 많을 것이다. 이는 무모함이라기 보다는 위에서 말한 도전의식과 강자라고 피해가는 소심한 행동 보다는 한번 꺾어보겠다는 의지가 배인 민족성이 발현된 것이라 본다.
마지막으로 신체적인 조건을 보자. 야구가 함께 엉겨 붙어서 하는 운동이 아니라 TV를 보는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신문기사를 보거나 체격 데이터를 보면 한국선수들의 체격이 훨씬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으로만 비교해 보아도 확연하게 우리 선수들이 통뼈임을 알 수가 있다. 생물의 진화에서 이종교배는 우성의 유전인자를 태생시킨다. 한민족이 단일 민족이라 하지만 아주 오래전에는 여러 종족들이 한반도로 진출해서 오늘의 민족을 형성했다고 한다. 유전인자를 조사해보니 북방계, 남반계, 토착민등 4가지 다른 인자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렇기 때문에 신체적인 조건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것 같다.
근대에 한국의 경제적인 이유로 영양이 불균형해서 일본인들의 체격이 앞서 있었지만 유전인자가 열등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수년전에 평균체격이 일본을 앞섰다고하는 신문기사를 본 일이 있다. 실제 구한말 조선 곳곳을 여행하고 기행문을 남겼던 이들의 글에 ‘조선인들은 기골이 장대하고 잘생겼다’고 적혀있다.
이런 탁월한 신체조건에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비교 대비에서도 놀랄만한 결과를 낳는다. 대회기간 내내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일본 고교야구팀은 4000개고 한국은 80개라 것이다.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 골프 등 거의 모든 방면에서 선수 인원을 대비해보면 야구보다 훨씬 더 열악한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만큼 했으니, 아쉽다느니 억울하다느니 하는 것도 한편으론 욕심이 아닐까 싶고, 누가 어떤 실책을 해서 그렇다느니 하는 것도 우리 민족의 근성으로 봤을 때는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을 판단이었으며, 나아가 진심으로 잘했다고 토닥이고 칭찬해줘야 다음에 더 신나서 잘 하는게. 우리들, 한국인임을 깨닫고 칭찬하고 칭찬하고 또 칭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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